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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Log

싫다고 떠나지는 것이 아닌 고향...영화 '변산'을 보고

변산
'부안', '격포', '채석강', 정겨운 지명이 가득한 영화였다. 그래서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고 사투리의 향연은 다소 어색하기도 했지만 지역을 다룬 영화 특성상 사투리를 활용하는 것 정도라 이해할 만 하다.


꼬일대로 꼬인 인생

'학수'는 홍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무명 래퍼다. '쇼미더머니' 6년 개근을 하는 '심뻑'이라는 예명을 쓰는 나름 실력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해서 매번 떨어지곤 했다. 매드크라운의 사투리가 들린다는 질문에 서울이 고향이라며 랩을 시작하며 말을 돌린다.

그리고, 어느날 걸려온 전화 한통화, 아버지가 풍이들어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는 전화 였다.
전라도 일대에서는 나름 유명했던 건달이었던 아버지, 다른 여자랑 살림을 차려서 집에는 오지도 않았고, 심지어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경찰에 잡힐까봐 오지도 않았던 아버지 였다.
어쩌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고향을 지워버리고 싶었던 이유인지도 몰랐다.
외면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저런 복잡한 심경속에 차를 달려 고향 부안' 변산'으로 향하는 학수..
어쩌면 그럴 수 있냐고, 그리 당당하더니 꼴 좋다고 욕이라도 해주고 싶었나보다.
그렇게 찾아간 병원엔 생각보다 정정한 아버지가 않아 있었다. 풍이라더니 생각보다는 멀쩡한 아버지...
한바탕 퍼붓고 친구들이랑 편의점 앞에서 세상한탄을 하던중에 검은 모자의 보이스피싱 지명수배자로 오해한 편의점 주인의 투철한 신고정신으로 파출소에 끌려가고, 어렸을 적 악연이 있던 선배의 도움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지역을 떠나지 말라는 조건이 달려 있게 되서 머물게 된 '변산'


그래도 니가 좋았다.
'선미'는 작가다. 노을을 유난히 좋아하고 자시의 이름으로 된 책도 한권냈다. 풍이 와서 입원한 아버지 병간호를 하러 온 병실에 어렸을 적 짝사랑하던 학수의 아버지가 들어왔다. 일대에서 유명한 건달이었던 기골장대한 분은 병이 들어 혼자서는 거동도 제대로 못하는 노인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가족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하루 이틀, 어쩌면, 학수를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학수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퉁명한 말 뿐이었다.,,, 그런 학수가 왔다.
반가웠지만 알아봐 주길 바랬는데 몰라보는 학수가 야속했다.
진심인지 아닌지 매번 병원에 올때마다 관계된 모든이의 속을 긁는 학수.... 그런 학수가 밉지는 않았다.


고향친구들
서울서 우연히 만난 친구들은 쇼미더머니 속 학수 보다는 어렸을 적 문학소년이었던 학수를 기억했다. 그래도 돌아가신 학수 어머니의 벌초를 매년해주고 있는 정감있는 친구들이었다.

선미.. 고등학교 시절 퀸이었던 선미를 학수는 좋아했다. 버스에서 꽃을 바치며 고백도 해봤다. 채석강에 단체로 놀러 갔을때 불렀던 김광석 노래도 선미를 위한 거였다.
용대는 어렸을 때 꽤나 학수가 괴롭히던 친구였다. 순진하고 어수룩해서 괴롭히며 놀던 그런...하지만 지금은 동네 건달이 되어 있었다. 금은동 동생들도 데리고 다니며 위력으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원준... 학교 선배로 고등학교때 교생으로 왔었다. 지역신문사 기자로 파출소에서 풀려나는데 도움을 주긴했지만 학수는 잊을 수 없는 악연이 있었다.
문학소년이었던 학수의 습작을 적어놓은 노트속 아끼는 작품을 도용해서 신춘문예에 당선된 것,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았지만 학수는 알고 있다 분면히..

영화이야기
고향을 떠나 지워버리고 싶던 고향속에서 사람들과 얽히고 섥히는 이야기를 잘 그려 놓았다. 사실 감독이 이준익이었다는 것은 영화가 끝나고 알았는데 라디로스타로 스토리와 지역을 잘 묶어내는 실력있는 감독임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서해안의 낙조를 조금은 더 아름답게 영화에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마지막 장면은 쿠키인지 크레딧이 올라갈때 작품의 모든 인물들이 한바탕 춤을 추는데 조금은 어색한것 같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하고 그랬다.


감독
이준익 감독은 왕의남자로 기억된다. 화려한 영상미와 심리묘사가 뛰어난 작품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나는 이준익의 최고의 작품은 라디오스타인것 같다. 저물어가는 가수왕출신 최곤(박중훈분)은 영월방송국의 DJ가 되어 매니저인 안성기와 영월에가서 겪게 되는 사람사는 이야기 이다.
최근엔 '동주','박열'등을 통해 젊은 청춘들의 치열한 이야기를 영화네 담고 있는데 어쩌면 '변산'은 잠깐의 쉼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미..김고은
영화를 보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김고은이 나온다고 했다. 도깨비로 한창 주가를 올린 김고은이 나온 영화다.

처음 '은교'를 볼때는 어쩌면 전라의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는 기사들에 그렇게 한번 이슈가 되고 마는 그런 여배우일줄 알았다. 그렇게 정통적인 미인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에서 김고은은 말그대로 대박이 났다. 다양한 매력을 맘껏 보여주게 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김태리, 김다미와 함께 기대가는 최근의 젊은 여배우로 생각하고 있다.


학수.. 박정민

박정민을 배우구나 인지했던 것은 영화 동주에서 주인공인 동주보다 더 튀었던 인물 송몽규로 분한 그의 연기였다..그리고 이병헌과 같이 나왔던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에서는 서번트증후군 피아노 천재를 연기를 보면서 참 연기를 잘하는 배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랩을 직접한다. 랩알못인 나는 메시지는 잘 들리지만 랩 자체를 잘하는 아마추어 수준인지 아니면 영화에 잠깐 등장하는 매드크라운이나 다른 전문래퍼들 수준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배우들
학수 아버지역의 장항선, 선미 아버지역의 정규수, 그리고 영화들에서 자주본 고준, 신현빈, 김준한, 등 이런 저런 영화에서 자주 보던 얼굴들이 나온다.

변산
변산은 매년 MT로 가는 단골지역이었다. 사실 변산보다는 조금더 들어가는 격포와 채석강에 더 많이 가곤 했었다. 더 크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변산보다는 조금 작지만 한적한 격포를 더 선호했었다.
지금은 커다란 리조트가 생겨서 더 많은 사람들이 간다고 하던데 일간 시간을 내서 영화의 모티브인 '노을'을 보러 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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