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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Log

'마음이 콩밭에 가 있습니다.'를 읽고 ...딴 짓 좀 해본 사람

마음이 콩밭에 가 있습니다

이 책을 알게 된 건 자주 듣는 팟캐스트를 통해서 였다.
'김프로'라는 팟캐스트 영화를 좋아하는 김프로, 한량 김선생, 장편 영화를 준비하는 배감독이 만드는 영화 팟캐스트로 영화, 시사, 심리 상담까지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편하게 친구들 대화하듯이 풀어서 좋아하는 방송이다.
책을 소개하는 코너에 나온 책인데...일면식도 없는 저자를 책을 보고 흥미가 생겨서 초대했다는 얘기 였다...뭐 상관은 없었고...내용이 꼭 나 들으라고 하는 얘기 같았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습니다."


제목처럼... 항상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다.
쉽게 얘기하면 항상 딴 생각을 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오죽하면 어렸을 적 아버지께 수돗가에서 이를 닦다 말고 딴생각을 하다가 혼난 적이 거의 매일 이었다.
공부를 하다 보면 다른 생각을 하고, 놀다가도 다른 생각을 하고, 집중력이 그리 떨어지는 편은 아니었지만, 항상 다른 생각을 하곤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연장에 관련되지 않은 다른 생각말이다.

그래도 된다...
이 책을 찾아 읽어 보게 된 이유이다.
이 책의 저자인 최명기님은 팟캐스트에서 본인 역시 그리 우수하지 못했고 항상 딴 짓에 관심이 있엇다고 한다. 그리고는 그러면 안되냐는 거 였다. A를 하고 싶은데 자꾸 B에 사로잡혀서 하고 싶지 않은 일만 하고 사는게 좋으냐는 것이었다.
최명기님은 정신과전문의로 의사라고 한다. 프로필을 보니 꽤나 다양한 외부 활동도 하고 있었는데 어쨌든 딴짓을 해도 되고 마음이 콩밭에 있어도 된다고 하니, 그래도 된다고 하니 무척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금이라고 해서 모두 반짝이는 것은 아니듯이,

방황하는 이들 모두가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 J.R.R. 톨킨

성공에 대한 강박
일을 하다보면 고민에 빠지는 지점이 있다. 성공할 지 실패할지 모르는 일들 말이다. 해보지도 않았는데 어찌 알겠는가? 하지만, 대개의 회사에서는 성공을 전제로 일을 한다. 하긴 실패할 일을 계속하자는 상사는 없을테니 성공을 전제로 하는 것만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맘대로 되지 않는다. 정확한 예측을 할 수도 없다. 그래서 벌어지는 일이 보고서다 장문의 보고서를 엄청난 분량의 보고서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래서 되고 저래서 되고 A안, B안, C안이 어쩌고 저쩌고....

그러다 보면 확실히 안된다고 생각하는 위험이 큰 진행만 피하게 된다. 그럴싸하게 보이는 안이 채택이 되고, 진행을 한다. 그리고 적당한 성공을 거둔다. 혹여 잘못되더라도 항상 결과는 괜찮은 것으로 평가하거나 뭔가 얻은게 있다는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가끔은 이런 저런 아이디어 만으로 진행을 하고 수많은 예측자료를 분석하는 시간에 실행을 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하곤 한다.
일단 해보고 '안되면 말고!'다...
성과를 내야하는 조직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가끔은 경쟁사나 전혀 다른 분야에서 기존의 접근법이 아닌 새로운 시도로 일정부분 성과를 냈을 경우에 '우리는 왜 저런 생각을 못하지?' 라는 핀잔을 들을 때가 종종 있는 걸 생각하면 빙긋이 미소지어진다.

항상 '나'를 바꾸려 한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태어나고 아이들에게 심어준 인식이 있다.
'하고 싶은 모든 일을 할 수 없다.'라는 생각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절제하고 참는 것을 강요받으면서 살아온 것 같다. 어찌 보면 그래서 자기 생각을 조금은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표현하는 분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언젠가 까지는 별로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
'이 얘기를 해도 될까?', '이런 얘기에 상대가 상처 받지 않을까?' , '괜히 얘기했다가 오해를 받으면 어쩌지?' 이런 생각에 내 생각을 표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본인의 생각을 명확히 드러내지 않고 수동적으로 하다가 오히려 곤란을 겪는 경우가 더 많았다. 특히,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할때는 명확한 지시 보다는 두루뭉술하게 던지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찌 보면 이런 행태는 내 자신의 책임에서 벗어 나고 싶은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지 싶다.

집중력이 나에게 허용해준 시간
인간의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 휴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마치 딴짓, 딴 생각에 일을 방해받는 것 같지만, 그 잠깐 한숨을 돌리는 시간이 사실은 매일 매일 최소 8시간 이상의 근무를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힘이된다고 한다.
한때는 프로젝트를 한답시고 며칠씩 날을 새고 쉬지도 않고 일하는 것을 자랑스레 이야기하던 적이 있었다. 지나고 나서 생각을 해보면 그냥 피곤에 쩔어서는 시간만 보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며칠씩 고민했던 일들이 농담을하고 차를 한잔 마시고 들어오는 길에 번뜩하고 해결이 되는 경험을 한 이들이 많을 것 같다.

아무도 안 듣는데 혼자 말하는 바보가 되지 않는 법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을 해야 할때만 말하고 꼭 필요하지 않을 때는 침묵한다. 해서는 안되는 말을 안하는 사람이 진정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더욱이 남의 얘기를 잘 듣기 위해서는 내가 말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최근에 많이 공감하는 말이다. 이런 저런 이유를 말이 많아 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꼭 하지 않아도 될말을 하게 된다. 할말은 하되 많아지지는 말자

자존감 계좌에 입금을 합시다.
자존감은 통장 잔고와 같다. 갑자기 돈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서 저축을 하듯이 평소에 느낀 뿌듯함. 자기만족을 자존감 계좌에 입금해야 한다. 그래야 지치고 힘들 때,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을 때 계좌에서 자존감을 꺼내 쓸 수 있다.
내가 확신이 있으면 여유가 있고, 혹여나 이런 저런 시련에도 잘 견디게 되는 것 같다. 사실 회사라는 조직에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공감하는 일이다. '간'도 '쓸개'도 다 빼주어야 할 것 같지만 그래서 행복할까 생각해보면 '글쎄?'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나에게 느끼는 자긍심, 자존감은 삶을 사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
억지로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다만 주체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살기 위해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아주 묵묵히..
모든 이들이 이렇게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들 각자의 삶을 주체적으로 적극적으로 살고 있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마음이 콩밭에 가 있습니다'를 몇장쯤 책을 읽었을 때 내 스스로에 대한 위안을 받는다 생각을 했다. 어쩌면 내가 자제하고 참아야 한다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허락을 받는 것같은 느낌이었다.

특히나 최근에 내 스스로의 생각이 조금은 유연하지 못하고 굳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지 싶다.

가끔은 내 진짜 생각이 어떤 건지 헷갈릴 때도 있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

다시금 나를 돌아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나름 '딴 짓', '딴생각'에 일가견 있으신 분들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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