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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별거 아니라는 사람들의 이야기 - 소설<쇼코의 미소>를 읽고

자신은 별거 아니라는 사람들의 이야기 - <쇼코의 미소>를 읽고

높임말, 존대말이 있는 우리 문화에 '겸손'은 미덕이었고, 강요되었다.
몇몇 연예인이 일본에 가서 저희나라라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사과를 해야되는 기사를 보면서 좀 과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나도 모르게 나를 낮추는 습관이 배어 있는 사람들 그게 '겸손'인지, '겸양'인지, '비굴'인지는 모르겠고 상황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나는 그걸 그리 나쁘게만 보지 않는다.

글쓰기에 관련된 이런 저런 관심을 가지게 되고 나서 추천받은 책을 읽는다.
최은영 작가의 소설 <쇼코의 미소>는 <쇼코의 미소> <씬짜오, 씬짜오>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한지와 영주> <먼 곳에서 온 노래> <미카엘라> <비밀>등 7편의 중단편으로 되어 있다.


<쇼코의 미소>
일본에서 방문학생으로 온 '쇼코'와의 우정과 오해, 화해를 풀어내는 이야기로, 무뚝하시던 할아버지와 쇼코와의 교감, 그리고 몰랐던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서로를 배려'하느라, 아니 어쩌면 '내가 그래도 그래도 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 때문에 속내를 말하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그리고 있다

<씬짜오, 씬짜오>
외로운 타향 독일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사는 베트남 가족과 한국 가족의 이야기, 어느 나라건 자신의 나라의 정당성만을 주장하며, 침략전쟁을 일으키지 않은 우리 역사를 자랑스레 가르치는 교육을 받은 주인공이 베트남 가족의 아픔과 맞닥트리고, 어색해지고 소원해지 사이에, 베트남 아주머니에게 정신적 위안을 받던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지는 이야기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어려웠던 시절 어려운 형편의 친척이 식모로, 가게 종업원으로 더부살이하던 시절의 친척언니와 엄마와의 이야기로 엄혹한 시절의 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서로 애정하지만, 현실로 나타나는 모습을 서로에게 보이지 않으려는 마음이 담긴 이야기

<한지와 영주>
프랑스의 수도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만난 케냐 자원봉사자와 우정을 나누지만,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이였으나,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게 데면데면 해져버린 관계에 대한 이야기

<먼 곳에서 온 노래>
러시아로 유학을 간 선배 '미진'의 뒤를 따르는 주인공은 '미진'의 러시아 생활을 돕고 서로 의지 했던 '율라'와의 교차적인 시작으로 통해 서로에게 의지하면서도 보이기 싫은 마음, 배려에 미안한 마음이 느껴지는 이야기

<미카엘라>
교황 프란체스코의 서울 미사를 보기위해 올라온 엄마는 딸에게 부담이 될까 친구의 집에서 자겠다고는 하지만 잘 곳이 없어 찜질방에서 잔다. 엄마에게 보란듯 살고 싶었던 딸은 자고 가라는 말을 못하고 보내는 딸은 그에 마음 아파한다. 광화문의 세월호 이야기와 같이 하면서 가슴아픈 이야기

<비밀>
어린 외손주를 봐주며 딸네와 같이 살던 주인공은 이제는 따로 산다. 어린 외손주 '지민'은 주인공에게 한글을 깨우쳐준 선생님이기도 한데, 지금은 기간제 교사를 하다가 중국의 한시골에 선생님으로 떠났다. 가슴아픈 비밀이 있는 이야기


이 소설들을 읽으면서 느끼는 심정은 모두 한결같다.
서로를 배려하는 친구, 이웃, 친척, 가족들이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언제나 있을 법한이야기, 과하지 않고 일상에서 사람간에 있을 법한 이야기, 알지만 캐묻지 못하고 가슴 끓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사실 소설을 특히 중단편을 읽어본게 얼마만인지 싶다.
자기계발서나 업무와, 재테크와 연관된 책들을 주로 보던내게 또 다른 세계를 열어준 책이다.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문체로 쓰는 최은영 작가는 이 책의 <쇼코의 미소>로 제5회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작품으로는 <몫(테이크아웃(Take Out) 11)> <내게 무해한 사람><그여름(The Summer)> <쇼코의 미소> 등이 있다.

비슷한 류의 글쓰기를 참고하라는 추천으로 읽기 시작한 작품이었는데, 소설의 전개도, 편하게 읽히는 문장도, 관계가 갈등이라고 표현하기는 미안한 사람간의 감정의 흐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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