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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Log

예상을 깨는 재미, 유쾌하고 즐거운 영화 <극한직업>을 보고

작정하고 웃겨주마....<극한직업>을 보고

아들과 영화를 보러가기 위해 영화를 고르라고 했더니 고른 영화는 <극한직업>이었다.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내용을 보고 영화를 고르는 아들녀석의 선구안은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몇 편인가 코미디를 표방한 영화를 만들고 <바람 바람 바람>에서 개인적으로는 나쁘진 않은 정도였지만 영화는 별로 흥행하지 못했던 감독의 영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며칠 남지 않은 영화관 VIP 쿠폰이 남아 있음을 알게 된 것은 덤이었다. 오호~~

일요일 아침 아직은 선잠을 깬 아들과 함께 극장으로 향했다. 커피를 한잔 사고, 이제 광고를 막 시작하려는 시간즈음 '주차권에 도장을 먼저 찍어야 하나?' 같은 얘기를 아들과 함께 하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순간...

'덜컹...'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아들 녀석과 나 둘뿐이었다.

꽤 큰 진동을 겪었기에 안쪽에 있던 아들 녀석을 봤더니 좀 놀라긴 했지만 괜찮아 보였다.

일단 비상버튼을 누르고 상대를 기다렸지만 반응이 없다. '아~~'

두어번 더 누르자 뭔가 반응은 있지만 감이 너무 멀었다. 몇호기 냐고 묻길래 탈때 맨 오른쪽 거고 5층이라고 얘기 했다.

'아 10분 뒤면 영화 시작하는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잠깐만 기다리라고 한다.

잠깐은 도대체 5분일까? 10분? 어 그러면 영화 시작하는데?

아들에게 잠깐은 얼마냐고 물었더니 5분? 10분? 1시간? 하루는 좀 긴가? 뭐 이런얘기를 하고 있었더니, 잠시뒤 또 비상 인터폰에서 사람이 가니까 5분쯤 걸린단다. 어? '그럼 영화 시작하는데?'

암튼 아들 녀석과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엘리베이터가 낙하하게 되면 바닥에 다리를 펴고 앉으라고 했다며 순간 자세를 취할까 말까 고민을 했다는 따위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 바닥으로 하강을 하는 시점에 펄쩍 뛰면 살 수 있다는 얘기도 했던 거 같다. 암튼, 괜한 불안감을 가지면 안될거 같아 이런 저런 말을 시키며 있었다.

밖에서 열괴로 문 여는 소리가 들린다. 아 아직은 희망이 있다. 이제 나가면 영화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 근데 맞는 열쇠가 없단다. 사람을 불렀으니 금방 온단다.

이런...영화 봐야 되는데...'근데 열쇠가 없다니 이건 무슨?'

아무튼 5분 정도가 더 흐르고 문은 열렸다. 5층이 3분의 1쯤에 걸쳐있고 아랫쪽은 막혀 있었다. 아이를 먼저 올려보내려 했더니 기계실에 가서 엘리베이터를 움직여서 안전하게 꺼내 주겠단다. 또 5분여가 흘렀고 엘리베이터는 아래로 움직였다. 드디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4층이었다. 다들 기계실에 가셨는지 관리하시는 분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영화 시작한지 꽤 지나버려서 중간부터보기는 그렇고 해서 매표소로 향했다. 이른 시간이라 매점에서 티켓팅을 하고 있었는데 아르바이트하는 분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다음 시간대 영화로 교환을 원한다고 얘기 했더니... 얼굴이 벌게 져서는 일단 매니저에게 확인을 해보겠단다. 뒤로 가서 한참을 매니저랑 통화를 하고 오더니 잠시 기다리란다..

아들 녀석은 <극한직업>보러 왔다가 <극한상황>에 처했다고 한다. 놀라기도 했을텐데 제법 의젓하다...

잠시뒤 매니저가 오고 상황을 얘기하니 예매권을 아르바이트생에게 주더니 이것으로 티켓팅을 해주라고 한다. 그리고는 영화예매권 2장을 내민다. 오호~ 그래도 대응을 할줄 아네...

사실, 고객 응대하는 부서에서 오래 근무해 본 경험에 따르면, 가끔은 고객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있고 일정부분은 측정되지 않는 손해에 대해서 과도한 보상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걸 바란건 아니지만, 뭐, 그럴 맘도 없지만 주는 걸 안 받을 순 없지 성의인데...^^

암튼 <극한상황>을 뒤로 하고 <극한직업>봤다. 조금은 큰 상영관에서 작은 상영관으로 바뀌었지만 말이다. 첫 10여분은 내게 중요했다. 왜냐하면, 첫 10분~15분여를 포기하고 영화를 볼까 말까를 고민했기 때문이다. 내 선택은 영화의 핵심은 극 초반에 있어서 그걸 안보면 안된다 였는데... 이런 예고편에서 보는 장면들이다.. 뭐 그래도...^^

영화는 고반장<류승룡> 장형사<이하늬>, 마형사<진선규>, 영호<이동휘>, 재훈<공명> 다섯으로 구성된 마약반 이야기로 매번 헛탕치기 일수다. 단단히 준비하고 마약판매책을 잡으려 와이어까지 동원해 창문으로 침투하며 펼친 작전에서 어이없이 놓치려던 찰나 마을버스에 치어서 잡았지만, 이와 연관된 교차로 사고로 16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나고 경찰서장에게 한참을 깨진다.

후배인 강력반 최반장은 공을 세워 과장으로 승진을 하고, 마약반은 해체 예고 받기에 이른다. 최반장 아니 최과장은 고반장에게 깡패조직과 연계된 마약상 이무배<신하균>의 정보를 주고 자신은 깡패조직을 고반장은 이무배를 검거하자는 제안을 하고 이무배의 근거지에서 잠복을 하게 되는 마약반...

계속되는 잠복에도 이무배는 보이지 않고 동네주민에게 수상한 사람으로 신고까지 받게 되자 맞은편 치킨가게에서 잠복하게 되지만,

치킨가게 사장은 장사를 접는다고 하자, 가끔 치킨을 시키는 이무배의 근거지에 배달하는 틈을 타 진입하려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고반장은 자신의 퇴직금을 빼 치킨가게를 인수하기에 이른다. 가게 영업은 하지 않으면서 잠복을 하지만 가끔오는 손님, 그리고 근거지에서의 주문 등에 일단 장사를 시작하기로 하고 만들어 본 치킨이 맛있다... 오호,

게다가 수원왕갈비집 아들인 마형사가 만든 수원왕갈비 소스는 대박이었고 치킨 맛집으로 소문이 나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코스로 까지 대박을 내게 된다.

하지만 잠복중인 가게를 방송에 내자고 찾아온 PD에게 방송을 허락하지 않자 고발프로에 방송을 내버려 위기에 몰리고 정직까지 당하게 되는 마약반원들.. 그리고 한참을 깨지던 그들에게 걸려온 이무배의 근거지에서 걸려온 주문전화... 그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배달에 나서게 된다.

보통은 영화는 관객에게 복선을 깔고 그 예상한 복선을 미리알고 있었다는 포인트로 관객에게 작은 카타르시스를 선물한다. 하지만 <극한직업>은 이런 예상을 모조리 빗나가게 한다. 뻔한 설정에서 오는 예측가능한 상황을 전혀 다른 방법으로 풀어내지만 유쾌하고 재미있다.

빵빵 터지는 웃음보다는 낄낄대게 만들어 준다.

류승룡은 더티섹시 이미지로 탑배우로 올라섰었다. 선굵은 연기도 잘 하고 나름의 기대를 모았으나 <염력>으로 순간 힘이 빠졌던 배우였다.

<극한직업>에서 류승룡은 고반장 캐릭터에 딱 맞는다. 전형적인 캐릭터 소화의 패턴이 보이는 것 같아 약간은 아쉽긴 하다.

이하늬는 이제 배우다. 원래 배우였나? 어쩌면 개인적인 생각에 구색을 갖추기위한 등장인물에서 이제는 배우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남자친구 윤계상이 아이돌 출신의 영화출연자에서 배우가 되었듯 말이다.

진선규는 극중 대사 처럼 '얼굴'밖에 보이지 않던 배우였다. 범죄도시에서 윤계상과 함께 무지막지한 역할로 대중에게 얼굴을 각인시킨뒤에는 계속 보이는 배우다. 강한 인상의 '얼굴'과 그 이미지를 무너뜨리는 극중역할은 잘 어울린다.

항상 기대되는 배우다.

이동휘는 꽤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그가 가진 연기에 대한 기대를 채워주는 배우다. <응답하라 1988>에서 동룡으로 덕선과 네 친구들중 하나지만 제일 가벼워 보이지만 항상 중심을 지켰던 친구로 기억한다. 영화속에서도 항상 수사에 대한 그 들의 본업인 수사의 중심을 잡는다.

항상 재미있는 배우다.

공명은 서프라이즈라는 아이돌 그룹인데 서강준 등이 있는 걸 보니, 가수인지 배우들 그룹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영화속의 연기를 초반 강하늘을 보는 것 같았다. 잘생긴 얼굴로 능청스레 젊은 형사역할을 해낸다.

이병헌은 감독이다. 전작 <바람바람바람>에서 과도한 설정이었지만 나름 재미있게 봤었다.

 <극한직업>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확실하게 드러내 놓은 것 같다. 유쾌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감독이다.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신의손>에서 유머코드에 해당하는 부분을 각색했다는 걸 알고나니 내가 몰라서 그랬지 이미 그는 그런 색을 여기 저기에 드러내 놓고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 이병헌이 써있을 때 놀라던 옆자리 관객의 반응이 생각난다. 아무래도 배우 이병헌으로 착각하신 듯 하다..^^

유쾌한 영화 한편 보고싶다면 추천하고픈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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